[주간 배짱이] 여성의 날 특집 – 2년차&10년차 개발자의 Hello, World! ​

[주간 배짱이] 여성의 날 특집 - 2년차&10년차 개발자의 Hello, World!

151호. 배민 여성 개발자가 일하는 법
작성일: 2023.03.09

배짱이님, 어제인 3월 8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다소 생소하실 수도 있지만 세계 여성의 날이라고 합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년차, 10년차 여성 개발자 두 분을 만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개발 직군은 상대적으로 남자가 많은 환경입니다. 여자가 더 많은 직군에서 일하는 저는 그 반대의 환경이 일하는 데 영향을 주는지 궁금했는데요. 결론부터 스포하자면 ‘영향이 없다’였습니다. 성별의 차이보다는 개발에 대한 ‘재미’를 더 신나게 이야기하는 두 개발자의 일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개발이 재밌어서 시작하게 된 2년차 웹개발자 ‘하입보리차'님

  • 안녕하세요. 하입보리차🙋‍♀️님. 배짱이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저는 우아한형제들 셀러웹프론트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는 ‘하입보리차🙋‍♀️’라고 합니다. 배달의민족 가게 사장님들이 가게 정보나 메뉴를 수정할 때 이용하는 페이지를 개발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디자인 시스템 TF에 합류하여 디자인 시스템 개발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 하입보리차님은 비전공자에서 커리어를 바꾸어 개발자가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개발자가 된 계기가 있을까요?  
      • 저는 개발하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하다 보니 개발자가 된 케이스예요. 원래는 공기업에서 건축직으로 일하다가 퇴사하고 영국유학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유학까지 시간이 좀 남더라고요. 제가 시간이 남으면 꼭 뭔가를 하는 성향이어서 알아보다가 마침 개발 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어요. 일단, 배워두면 리서치할 때도 쓸 수 있고,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전에 다녔던 직장은 공기업이어서 그런지 ‘같이 새로운 걸 해보자!’하는 분위기에 목말라 있었는데요. 개발을 엄청 잘하는 친구들이 이끌어주기도 했고, 서로 협업도 하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계속 개발 공부를 하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유학 입학을 1년 연기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마침 우아한테크코스에 제가 관심있던 프론트 엔드 과정이 생긴 거예요. 우아한 테크코스 과정에 지원하고 교육받는 과정에서 제가 준비했던 유학을 포기할 만큼 개발이 재미있고 좋은 선택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 우아한형제들이 하입보리차님의 개발자로서 첫 직장인데요. 직장을 선택한 기준이 궁금합니다.
    • 우아한테크코스 과정에는 우아한형제들 재직자분들이 교육생들을 위해서 직접 코드 리뷰를 해주는 시간이 있는데요. 같이 코드 리뷰를 하면서 저 회사에 가면 저런 분들이랑 같이 개발하면서 배울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어요. 제가 성장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거죠.

  • 개발자라는 직군이 남자가 더 많은 환경인데요. 일할 때 이러한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을까요? 
      • 이 질문을 받고서야 생각해봤을 정도로 일을 하면서 성별을 의식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누가 남자니까, 누가 여자니까 어떻다는 생각을 한 순간이 없었어요. 그리고 팀에 따라서 여자가 더 많은 팀도 있었고요. 뭔가 생물학적인 특징 때문에 일에 특별하게 도움을 주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해요.

  • ‘하입보리차’님을 만나고 나서 10년차 시니어 여성 개발자분과 인터뷰를 하는데요. 개발자 선배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나요? 
    • 개발자는 집중력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떻게 체력을 관리 하시는지 노하우가 궁금하고요. 또 돌이켜 봤을 때 주니어 때 이런 거 해봤으면 좋았겠다 싶은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또 물어봐도 되나요?(웃음) 저는 오랫동안 개발자로 일하고 싶은데요. 오랫동안 개발자로 일하면 필연적으로 슬럼프를 겪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배민에서만 10년! 10년차 앱개발자 ‘치자나라 피킨공주’님과의 개발 이야기

  • 안녕하세요. ‘치자나라 피킨공주님’ 정말 배달의민족 개발자다운(!) 닉네임인데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배민푸드안드로이드 개발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치자나라 피킨공주’ 입니다. 저희팀은 배달, 포장 같은 푸드 서비스의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하고 있어요.

  •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배짱이들에게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 저는 지금 개발 경력 10년차에 접어들었고요. 우아한형제들이 첫 회사예요. 전체 직원이 50명 정도일 때 인턴으로 입사해서 배달의민족 앱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고, 주문 접수 앱도 개발하다가, 이제는 없어진 배민프레시라는 앱도 개발했었어요. 한 회사를 오래 다녔는데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보고 또 조직장 역할도 해보고 하다 보니 시기에 따라 하는 일이 계속 달라져서 여러 회사에 다녔던 느낌입니다.

  • 개발자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저는 예술대학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했는데요. 제가 졸업할 때 아이폰이 나온 시기여서 자연스럽게 앱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앱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PM도 있고, 디자이너도 있고, 개발자도 있잖아요. 다양한 직군 중에서 혼자서도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으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하고 경험을 쌓아야할까 하는 질문에 개발자라는 답이 나왔어요. 그래서 개발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요. 다행히 적성에도 잘 맞아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어요.

  • ‘치자나라 피킨공주’님이 처음 직장을 선택한 기준이 궁금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준이 바뀌었을까요?  
      • 맨 처음 우아한형제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디자이너가 대표인 회사라고 들어서 일단 호기심이 생겼고요. 그때도 업무 문화가 유명했는데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 딱딱하지 않은 회사라는 분위기가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제가 정신이 좀 없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웃음) 저도 같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일을 하다 보니 저는 재미없으면 다 놓아 버리는 스타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기준은 재미이고요. 재미라는 게 어떤 사람은 같이 일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연봉이 재미있을 수도 있잖아요. 저도 일하면서 재미의 관점이 계속 바뀌었는데요. 현재 버전에서는 제가 일하는 조직에서 나도 재밌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재미있으면서 서비스 완성도도 높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데서 재미를 찾고 있어요. 

  • 비율로 보자면 아직 여성 개발자의 수가 적은 편인데요. 일할 때 이런 부분에 영향을 받을 때도 있나요? 
    • 개발자라는 직군을 선택할 때, 남자의 비율이 더 높은 건 알았지만 남자들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일하는 환경에서 특별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이 질문을 받고 계속 돌이켜 생각해봤는데 성별에 관해 딱히 물음표를 띄울 만한 일이 없었고, 저도 의식한 적이 없었어요. 굳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 맞겠네요. 
  • 앞서 인터뷰한 주니어 여성 개발자 ‘하입보리차’님이 10년차 시니어 여성 개발자를 만난다고 하니 질문을 엄청 많이 해주셨어요. 대답해주실 수 있나요? 
      • 그럼요. 어떤 질문인가요?

  • 개발자는 집중력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요. 오랜 직장 생활 동안 체력을 관리하는 ‘치자나라 피킨공주’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 저도 점점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껴서 매일 먹는 영양제 3종과 간헐적 운동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영양제 효과가 좋더라고요(웃음) 체력도 중요하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는 효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같은 시간에 좀 더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성취감을 극대화하려고 하고요. 나에게 우선순위가 높은 일을 선별해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모든 일에 100% 집중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우니까요.

  • ‘주니어 때 이런 걸 해봤으면 좋았겠다’하는 게 있으신가요? 해봐서 좋았던 것이나 안 해봐서 아쉬운 것들이 궁금해요.  
      • 저는 해봐서 좋았다기보다 해볼 수 있는 게 많아서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케이스 같아요. 서비스 초창기에 합류해 일거리가 넘쳐나던 시절이라 일단 일에 부딪힐 기회가 많았습니다. 배우고 성장할 수 기회가 많은 곳을 찾거나,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노력을 할 때 확실히 더 많은 경험치를 쌓게 되더라고요.
        돌이켜보니 아쉬운 부분은 좀 더 빨리 ‘주니어’라는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를 해보지 못한 것인데요. 저도 예전 팀장님이 ‘더 이상 주니어가 아니다. 무의식 속 잠재된 생각을 깨우고 의도적 수련을 해봐야 한다.’라고 하는 말씀이 계기가 되어서 주니어라는 틀에서 벗어나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죽비소리처럼 어깨를 탁 내리쳤달까요. (웃음)

  • 10년간 일하면서 혹시 슬럼프가 있으셨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 슬럼프인가 하는 생각은 1년에 한 번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 질문의 주기가 짧아지면 슬럼프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생각의 밑바닥을 끝까지 파보고 다시 나오는 스타일이라 슬럼프라는 생각이 계속되면 계속 그 슬럼프와 대화를 해봅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슬럼프의 원인이 몇 가지로 나뉘고 처방도 따라오더라고요. 케이스별로 다 말하기는 어렵고 간략하게 말해보겠습니다. 슬럼프지만 무언가 할 의욕이 있나요? 그럼 그걸 해보세요. 시도해봤지만 의미가 없거나 계속 의욕이 없다면 내 의지의 영역이 아니라는 걸 빠르게 인정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걸 추천합니다. 스스로 답을 못 내렸다면 그것만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을 의지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본인에게 영감을 주었던 여성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사실 저는 롤모델이 특별하게 있는 편은 아닌데요. 머릿속에 계속 떠오르는 영화 캐릭터가 있어요. 영화 그래비티의 라이언 스톤이라는 캐릭터인데요. 러닝타임 내내 문제가 발생해요. 간신히 문제를 해결한 것 같으면 또 문제가 생기고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하죠. 주인공은 그 지난한 과정을 다 이겨내고 지구로 돌아오잖아요. 이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 저도 개발 과제도 많고, 해야 하는 일도 많고, 인생의 문제도 많이 펼쳐져 있었던 때라 더 공감했던 것 같아요. 나도 포기하지 않고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힘을 얻었어요. 문제 해결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개발자로 계속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다잡게 해준 캐릭터라서 오래 기억에 남네요. 

  •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개발자를 꿈꾸는 분들의 상황이 다 다르긴 하겠지만 ‘일단 해야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저는 개발자는 만드는 사람 즉, 메이커(Maker)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해요.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일단 만들어봐라’라고 하고 싶어요. 내가 개발자가 적성에 맞는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내가 만들고 싶은 걸 계속 구체화하면서 방법을 찾는거죠. 서점에서 책을 찾아보고, 사이트 검색을 계속해보고, 무료 강의를 찾아보거나 챗GPT한테 물어봐도 대답을 잘해주더라고요.  그러니 일단 시도해보시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도 개발과 닮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나에게 개발이란?  
    • 마지막 질문이니 짧게 대답할게요. 개발이란 ‘요리’다! 만드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의 경험과 만족을 위한 과정이니까요.

흔히 여성은 관계 지향적이고, 남자는 목표 지향적이라는 편견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편견이 오히려 그 사람 고유의 특성을 가려버리는 건 아닐까요. 오늘 만나 이야기 들어본 두 분의 개발자분들도 성별적 특성보다는 개개인의 특색이 강했습니다. 그 고유의 특색 때문에 더 빛이 나고요. 배짱이 여러분들도 나라는 사람 개개인으로 존재하며 ✨반짝반짝✨ 빛이 나길 바랄게요! 배짱이님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빛이 있다면 답장으로 마구 자랑해주세요. 배짱이 에디터들이 그 빛을 함께 응원할게요❣️

<코멘트>
여성의 날을 맞아 기획한 인터뷰 특집, 주니어&시니어 여성 개발자를 섭외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주변 동료들의 추천의 추천을 받아서 여러 명을 설득한 끝에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인터뷰이 선정, 질문지 제작, 인터뷰, 포토팀 요청, 포토 선정 등 에디터의 일을 다양하게 해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다.

개발 관련 내용들을 최대한 쉽게 풀어 쓰면서 뉴스레터를 보는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편집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레터에는 일부만을 싣고 새로운 페이지에서 전문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인터뷰가 개발차 채용에도 도움을 주었다는 후문. (원래는 사진 컨텐츠가 중간 중간 있었지만 블로그에서는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