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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gle힐링에세이보다 현실적 위로가 되었던 '안티프래질'
안티프래질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작성일: 2023.07.22
1. 마음의 위로
누군가가 나에게 인생의 목표를 물으면 인생의 목표 같은 건 없고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라고 말한다. 그런 내가 인생을 통틀어 바라는 게 있다면 몸도 마음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항상 나 자신을 개복치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는 ‘강건함’ 상태를 추구해 왔다. 이 책을 보면서 내 상태가 ‘프래질’ 하다면 프래질 해질 때마다 조금 더 강해지는 안티 프래질의 상태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 현실적인 위로가 되었다. 개복치여서 멘탈이 깨질 수는 있지만 그때마다 조금 더 강해진다면 철갑 개복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 투어리스티피케이션
이 책에서는 사물로부터 불확실성과 무작위성을 체계적으로 제거해 아주 작은 부분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편안함, 편리함, 효율성을 위해 현대인들은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을 지향하지만 이런 태도가 실존적 자아를 병들게 한다고 말한다. 늘 조금이라도 편안하기 위해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람인지라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강건함을 추구하기 위해 불확실성과 무작위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왔는데 방향성이 아예 틀렸다고 생각하니 조금 충격적이었지만, 덜 계획적이어져도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좀 편해지기도 했다.
3. 계층을 벗어날 용기
저자는 실행에 옮기는 것을 강조하고, 성과를 못 내도 인센티브를 받아 가는 경영자들이나 학문을 위한 연구를 하는 대학교수들을 거의 조롱하다시피 한다. 안티 프래질을 추구하는 사람과 어울리는 게 몇 배나 더 흥미롭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이런 말을 경영자나 대학교수들이 들으면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나려고 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경영자나 대학교수를 꿈꾸며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깨달아도 그 과정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이유는 인정욕구 때문이다. 각자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가 있고 커뮤니티의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인정받기 위해 나아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평생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가치가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되도록 학습받았고, 그것을 달성함으로써 성취를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인정욕구에서 벗어나려면 큰 용기 또는 엄청난 똘끼가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나심 탈레브는 그런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렇게 긴 분량의 책을 내는지도 모르겠다.
4. 바벨전략
책에서는 하나는 안전하고 다른 하나는 위험한 두 개의 극단을 조합하는 바벨전략이 일원적인 전략보다 더 강건하고, 안티프래질로 가기 위한 필요 조건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바벨 전략을 활용한다면 인생을 좀 더 단순하면서도 풍요롭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인생에 적용해 보려고 하니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행동 방향을 잘 모르겠다. 책에서는 회계사와 결혼하고 록스타와 바람을 피운다거나, 안정적인 한직을 갖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을 예로 들었는데 이런 예시는 사실 별로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이 설명한 수학 증명은 이해했는데 막상 수학 문제는 못 푸는 학생이 된 느낌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바벨전략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5. 글쓰는 방식
나심 탈레브의 글 쓰는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사람들은 흔히 좋은 글은 ‘이해하기 쉬운 글’이라 말한다. 나심 탈레브는 이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몇몇 에피소드를 보면 분명 글을 좀 더 쉽고 간결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은데, 현학적이고 구구절절 설명을 늘려 쓴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꽤 많다. 자신의 말을 이해한 사람만 자기 영역으로 들어오라는 방식의 글쓰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니면 쉽게 쓰면 사람들이 계속 반박을 하다보니 계속 자기 말이 맞다고 증명의 증명을 거듭해야 하는 강박, 성격 같은 것이 반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글쓰기 방식도 그가 쓰는 글의 성격과 닮아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6. 이 책을 보고 생각한 행동 법칙
이 책에서는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라고 충고한다. 책을 보면서 삶에 적용해볼만한 행동 법칙과 진짜로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 영양제는 먹지 않는다 – 종합 비타민과 유산균만 먹겠다.
- 조금만 아플 때는 병원에 가지 않는다 – 나는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서 빨리 치료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 앓는 시간을 아끼자는 주의이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도록 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실제로도 좀 과도한 처방을 받는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병원에 가는 걸 좀 줄여볼 생각이다.
- 바벨전략을 투자에 적용하기 – 나심 탈레브는 투자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찾아보자
- 과거에서 답을 찾을 것, 1천 년 이상이 된 것을 믿을 것 – 나는 원래 고전을 엄청나게 싫어했는데 요즈음 오래 살아남은 고전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어보던 차였다. 그래서 역사나 고전에서 더 많은 이야기와 인사이트를 찾아보려 한다. 그런데 새롭게 등장한 AI 기술에 대해서 나심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 삶을 미니멀하고 작게 쪼개서 유지하자
-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는 굉장히 프래질하다. 어떻게 하면 안티 프래질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