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 조나 버거
작성일: 2018.10.17
듣고 싶은 말하기. 말은 쉽지만, 실행은 어렵다.
“하고 싶은 말 말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하세요.”
어떻게 그렇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냐는 나의 질문에 대한 어떤 사람의 대답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좋은 것, 자랑하고 싶은 것만 올린다는데 나는 인스타그램을 일기장처럼 썼다. 징징거리고 싶을 때에만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사진은 거들뿐). 사실 팔로워를 늘리고 싶은 마음도 없었긴 했지만, 그래도 이 말을 듣고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원한다.’ 굳이 제품이나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일상을 올리는 소셜미디어에서도 사람들은 듣고 싶은 말을 찾는다는 걸 잊고 있었다. 이렇게 쉽지만 잊기 쉬운 본질적인 이야기를 빠르게 파악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들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식상하지만 다들 하는 유튜브 이야기를 나도 해본다. 저자는 책에서 온라인의 영향력은 7%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책이 출판되고 5년, 유튜브 영상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초등학생들은 검색을 유튜브에서 한다. 그 동영상을 올린 사람도 초등학생이다. 내게 더 놀라운 부분은 50대 이상 세대들의 유튜브 사용법이다. 유튜브에서 각설이 영상을 찾아보고, 낚시 영상을 본다고 한다. 친구에게 각설이 영상을 보여주고 각설이 공연을 보러가서 5만원짜리를 허리에 꽂아준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듯 입소문의 힘은 위대하지만 잘 짜여진 플랫폼을 만나 더 위대하고 빨라지고 있다. 어떤 인디밴드는 유튜브로만 유명해져서 동남아에서 공연 수익을 올린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사람들도 온라인발 입소문을 타고 등장하여 새로운 직업으로 자리잡았다. 비주류 인 것 같았던 그들은 각종 브랜드 행사에 셀럽으로 초대 받으며, 영향력을 더 넓혀가고 있다.
유튜브가 점점 영향력이 커져가는 데에도, 인플루언서들이 유명해지는 데에도 컨테이저스에서 나오는 STEPPS 법칙을 적용해볼 수 있다.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고, 감성적이고, 눈에 잘 띄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흡입력 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유튜브에 있다.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이 영상들을 공유한다. 이 주목과 관심을 받기 위해 이런 이야기들을 유튜브에 올리는 사이클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이클이 점점 빠르게 돌아가며 전통적인 매체를 넘어설만한 매체가 탄생하고 있다.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하라는 명제나 책에서 나오는 STEPPS 법칙은 어떻게 보면 정말 쉽고 당연하게 이해되는 명제들이다. 그러나 내가 막상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적용해보려고 하면 억지로 적용한 티가 팍팍 나는 인위적인 컨텐츠만을 쥐어 짜내게 된다. 그래서 또 당연한 이야기를 던져본다. 법칙을 적용하기 전에 본질을 생각해볼 것.
컨테이저스라는 책을 처음 접한 건 붕가붕가 레코드 고건혁 대표의 강연에서였다. 장기하밴드, 새소년의 입소문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는 과정, 인디씬에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에 대한 내용의 강연이었다. 이 강연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의외로 “새소년 하고 싶은거 다 해”라는 말이었다. 인디밴드 새소년은 규정하기 힘든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패션에 관심이 있는 멤버가 있어 패션에도 신경을 쓰게 되었고, Vimeo를 통해 베를린에 거주하는 영상 작가에게 컨택해 구글 번역기를 돌려 메일로만 영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영상이 퍼지고, 입소문이 나고, 인디밴드지만 해외 공연으로 수익을 올리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새소년이나 BTS가 유명해진 데에는 잘 짜여진 전략이 뒷받침 된 것일까, 성공하니까 전략이 있었다고 한 것을까. 나는 그들의 최측근이 아니므로 알 수 없다. 그러나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은 전형적인 것보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했다는 것이다. 가끔 광고 카피나 컨텐츠를 컨펌할 때 하는 말이 있다. ‘이 카피에 다른 브랜드를 붙여도 어색함이 없으면, 잘 쓴걸까?’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우리 브랜드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컨테이저스는 그 이야기를 발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단일 뿐이다. 데이터나 법칙은 리스크를 줄이고, 직관을 보충하고 속도를 빠르게 하는 수단이다. 결국은 내 안에서, 브랜드 안에서 이야기를 발굴해내야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꽁꽁 가둬두지 않고 잘 풀어내면 된다.
컨테이저스도 나도 말은 쉽지만, 실행은 어렵다.
그러므로 나 다움을 찾아가기 위해 나는 계속 인스타그램을 일기장처럼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