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와 ‘함께’ 일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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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라기

일잘러와 '함께' 일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

함께 자라기 – 김창준
작성일: 2019.01.28 

요즘 일을 잘하는 사람들 두고 흔히 ‘일잘러’라고 한다. 맨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때의 나는 ‘일을 잘한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귀찮은 걸 싫어하는 탓에 일을 받으면 어떻게 빨리 처리할까 고민했고, 빠르지만 꽤 꼼꼼하게 일을 처리했다. 일을 대충 쉽게 하는 것 같은데, 막상 보면 꽤 그럴듯했고 데드라인보다 빨리 보고해서 상사들의 예쁨을 받았었다. (자랑) 

그러나 요즘 나의 자랑은 무의미해졌다. 연차가 올라가고 어쩔 수 없이 시니어대열 초입에 합류한 지금 나는 내가 일의 병목이라 느낀다. 일을 잘한다는 말이 ‘내가 그때는 말이야…’라 말하는 꼰대들의 읊조림처럼 아득하다. 왜 나는 병목이 되었을까?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다. 내가 추측해본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연차를 거듭할수록 일의 능력이 퇴화하였다: 나이를 먹으며 체력이 떨어졌다. 또는, 일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2. 일의 발전: 연차가 낮을 때는 사실 쉬운 일만 줘서 빨리할 수 있었고, 지금은 일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3. 일이 많아짐: 연차가 높아질수록 많은 일을 하게 되고, 일이 점점 많아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4. 1,2,3, 모두 해당 

1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면 좀 슬픈 일이지만 1,2,3 모두가 내가 병목이 된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정답은 4번인듯하다. 이 책은 ‘자라기’ 챕터를 통해 1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함께’ 챕터를 통해 2,3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좋았던 부분은 그 방법이 탁상공론보다는 실질적인 액션플랜, 즉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함께' 잘하는 방법 배우기 : 일잘러만 모으면 좋은 팀이 될까?

지금 내 생각을 깰 수 있었던 부분은 ‘함께’에 대한 챕터이다. 지금껏 나의 ‘일잘러 되기’는 ‘자라기’에만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초반 ‘자라기’ 챕터를 읽으며 공감하고 내 생활에 적용해야겠다고,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흔히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함께’ 챕터에서는 내가 좋은 팀, 좋은 시니어에 대해 얼마나 잘못된 관념들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보통 내가 생각하던 것들과는 반대의 개념을 ‘함께’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명하는데 인상 깊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거의 다인듯…?) 

– 좋은 리더의 경제적 가치: ‘함께’를 알고 ‘자라고 싶은’ 리더의 관리는 (도구, 사람, 시스템의 개선과 비교해봤을 때) 64배의 비용 개선을 가져온다. 좋은 리더가 있는 팀은 학습속도도 빠르다. 

– 개개인의 능력의 합보다 잘하는 팀이 될 확률은 낮다. 소통하고 협력해야 부분의 합도 큰 전체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로만 팀을 구성해도 실패할 수 있다.

– 좋은 공유의 방식: 생각했던 결과물 전체를 공유할 때 신뢰도도 높아지고 성과도 높아진다. 

– 결국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다: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감정을 배제할 수 없다. 내가 설득하고 싶은 상대를 자주 만나서 신뢰를 쌓고, 그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설명 방식을 선호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출발은 결국 내가 설득하려는 사람에게서 하는 것이지 자료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제일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자료가 좋은데 여기서 말하는 감정적 요소 때문에 설득이 안 되면 속상해했다.) 

– 공감하려고 이해하려는 대화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는공감하고 이해하는 대화의 예시를 보여주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행동을 유도하는 예시를 보며 ‘아이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생각났다. ‘신입 한 명을 키우는 데는 온 팀이 필요하다.’, ‘좋은 팀을 키우는 데에는 모든 팀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말로 바꿔볼 수 있겠다. 사실 나는 대화를 길게 하지 않는 편인데, 예시를 보며 대화에도 지구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잡담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데 이 챕터를 읽으면서도 잡담을 통해 신뢰를 만들어 나간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 바통터치 모델의 변화: 크게 한 번에 계획을 세운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자. 자신이 애초에 세운 계획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가 복잡할수록 계획은 계속 변해야 한다. 

– 일을 잘 나눈다는 것, R&R을 잘한다는 것은 각각 일을 잘 ‘쪼개서’ 나눠 가지는 것이 아니다.

– 성공적인 팀은 심리적 안전감에서 비롯된다: 많이 들어본 이야기고 상사에게도 요구해본 적이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나는 불편한 문제 제기, 어리석어 보이는 질문,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얼마나 관대하게 반응했는가? 심리적 안전감을 쌓아가고 있었는가? 

사실 나는 잘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잘하는 개개인의 합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IT업계에서 시장의 변화는 우리의 성장보다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혼자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시니어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단순히 업무를 잘하는 능력에서 벗어나 커뮤니케이션, 모티베이션, 팀원을 성장시키기 등 점점 더 다양한 과업을 요구받고 있다. 밀레니얼, 더 나아가 Z세대 팀원들은 더 이해하기 어려운 니즈를 가지고 있어 한 명 한 명 케어하다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더군다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좋은 리더를 만나본 경험이 적다. 등산 가자고 안 하고, 회식에서 술 강요만 안 하면 좋은 선배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좋은 리더를 본 적도 없는데, 세상은 복잡해지고, 빠르게 좋은 리더가 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누가 좋은 시니어가 되는 법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났다. 이제 나는 병목에서 벗어나 ‘일잘러’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