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써야 한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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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제는 써야 한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작성일: 2018.12.21

삶은 할 일로 채워지는 것이지
안정과 성취는 실상 존재하지 않는 관념이다. 
–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으며 계속 생각나는 문구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한순간 영감을 받아 일필휘지로 글을 써내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루키는 이 에세이를 통해 매일매일 글을 써나가는 일상의 반복에 대해 말한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방에 틀어박혀 문장을 주물럭거리는 ‘둔해 빠진’ 과정이라는 것이다. 

소설가로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뽑아달라고 하면 나는 조정래 선생님과 박경리 선생님을 꼽는다. 이분들을 향한 마음은 사실 호감보다는 존경에 가깝다. 한 편의 짧은 단편 소설도 못 쓰겠는데 10~20권의 장편을 써낼 수 있다는 건 경지에 다다른 사람만 할 수 있는 일 같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끝판왕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런 소설을 쓰기는 커녕 필사도 못하겠고 완독도 힘든 평범한 인간인 나는 소설가란 아무나 될 수 없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그저 좋아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뿐이다. 실제로 조정래 선생님은 글을 쓰면서 탈장이 된 적도 있는데 글을 다 마무리하고 탈장을 치료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나는 이름 뒤에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레 붙일 수밖에. 굳이 이런 위대한 소설가들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첫 시간에 이야기한 ‘~ 해야 한다’ 라고 설득하는 글쓰기보다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레 느끼고 실천하게 하는 것이 소설가들의 위대함이다. 

그 사람들은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마치 짠 듯이 ‘지속력’이라 말한다. 이 책에서는 희망도 절망도 없이 ‘그냥’ 담당하게 쓰는 삶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바쁜 12월을 보내며, 이 일들이 다 마무리되는 1월 중순쯤 되면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본격적으로 써야지’하고 흔한 새해 다짐을 한다. 하지만 근육을 만드는 것처럼 어느 한 순간 몰두해서 나오는 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조금씩 써야 하고 그게 습관이 되어야 하는데 과연 2019년 1월의 나는 글 근육을 만들 수 있을까. 산을 쳐다만 보는 건 그만하고 올라가야 한다. 시간이 있었으면 좀 더 쓸 수 있을텐데라고 말하는 건 정말 핑계이다. 이 책의 후기에 나오는 대로 글을 쓰는 건 머리만이 아니리 피지컬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걸 느낀다. 이제는 정말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