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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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및 국부론 요약

애덤 스미스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었다면?

도덕감정론 및 국부론 요약 – 에이먼 베틀러
작성일: 2023.02.08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및 국부론 요약을 읽으면서, 글씨를 읽고 다시 읽었는데 계속 내용을 까먹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경험을 오랜만에 했다. 아직도 제대로 이해했다는 자신이 없어서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독후감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든 몇 가지 단상을 정리해본다.

0. 많이 들어본 것과 잘 알고 있는 것은 다르다.

나는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이 경제였고,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국부론하고 물으면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대답이 튀어나올 정도의 시험 문제를 풀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과연 국부론을 잘 알고 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나는 그저 국부론을 많이 들어보았고, 문제를 잘 풀 줄 알았지 잘 알고 있는 건 아니지 않았을까?

1. 애덤 스미스는 인류애가 있는 사람이다.

도덕 감정론과 국부론을 읽다 보면 애덤 스미스는 똑똑하고 냉철한 사람이지만 인류애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원치 않게, 사람 때문에 힘들고 괴로워하다가 사람 자체에 회의감을 갖게 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조금씩 무뎌지고 ‘사람이 그렇지 뭐..’하며 조금씩 인류애를 잃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공감의 힘을 믿고, 모든 사람은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따뜻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2. 프레임은 위험하다.

‘보이지 않는 손’은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인용될 때가 많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국부론은 규제를 다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의의 법을 어기지 않고’ 시장을 그대로 두라는 주장이다. ‘정의의 법을 어기지 않고’ 라는 전제가 뒷받침될 때 시장에 규제를 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전제를 무시하고 애덤 스미스의 말을 인용한다. 어떠한 이론이라도 이런 식으로 프레임을 짜는 건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전체를 톺아볼 줄 아는 눈을 기르자

3. 애덤 스미스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었다면?

요즘 유행하는 소설 제목처럼 생각해보았다. 애덤 스미스가 지금 한국에 태어나 서울에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대기업 김부장이었다면,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어떻게 생각할까. 일하기 싫을 때 네이트 판을 보며 사람의 마음속에 과연 ‘공평한 방관자’가 있을지 의문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나보다 일을 대충대충 하며 코인하던 옆팀 이부장이 서울에 집을 사고 승진도 하는데 나는 집도 없고 승진하지 못하는 걸 보며 ‘보이지 않는 손’이 합리적으로 움직이는지 의문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애덤 스미스가 현대에 와서 생활해보고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개정판을 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