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때문에 죽지 않는 걸 바라는건 너무 이상적인 바람일까.

2024 전주 국제 영화제, 폐막즈음에 왔더니 사람들이 많이 떠났지만 난 이제 시작이다. 어쩌다보니 오늘은 다큐만 보았는데, 두 영화가 비슷한 생각을 하게 해서 함께 적어본다. 

할리우드 게이트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남겨진 공군 기지를 탈레반이 점령했다. 탈레반이 원하는 장면만 찍기로 하고 기지를 촬영한 영화. 탈레반은 자기들이 미국이 남긴 무기로 더 강해졌다는 걸 과시하고 싶어서 촬영을 허락한 것 같다. 그렇지만 탈레반 수뇌부들의 행동이 너무 썪었다는 것만 기억에 남았다.

히잡을 쓰지 않는 여자는 껍질을 벗겼는데 땅에 떨어트린 초콜릿이라 말하는데에서 고개를 저었다. 점입가경은 미군 철수 1주년 행사다. 같은 탈레반이어도 입장이 허가 되지 않은 사람이면 개패듯 패서 내쫓아버린다. 한 바탕 소란후에 이어진 행사에서 탈레반 사병들은 각을 딱딱 맞춰서 행진하는데, 흐트러지고 배나온 수뇌부들이 외국 고위층 앞에서 병력을 자랑하는 모습이 다큐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연출처럼 느껴질정도로 모순적이었다.

탈레반들이 사담을 하면서 우리 아버지는 민간인인데 폭격 때문에 죽었어 라는 등의 전쟁 때문에 죽은 가족 이야기를 종종한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도 그들은 왜 전쟁을 되물림할까. 그리고 미국은 왜 무기와 비행기를 안태우고 남겨두고 갔을까. 도찐개찐이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 영화 중 하나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딸아이 친구들이 놀러와서 먹을 걸 많이 시켜줬는데 그걸 다 먹어서 치운게 즐거워보여서 5명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그 아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듣자마자 눈물샘이 터졌다.

세월호 유가족이 진행하는 ‘세상 끝의 사랑’이라는 팟캐스트에 대구 지하철 참사, 씨랜드 수련원 화재 사고, 이한열 열사 등 사회적 참사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과 대화하며 막을 수 있었던 참사가 일어났고,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유가족들은 코너로 몰리는 와중에 참사는 또 일어난다는 걸 짚어간다.

어이없어서 눈물이 나왔던 지점은 모든 참사의 추모 기념비나 추모 공원을 세우는 일이 주민들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이 뭐길래, 돈이 뭐길래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사람 앞에서 추모 공간을 만들지 말라는 시위를 열까. 사람이 목적과 숫자에 매몰될수록 인간적 가치를 잊어버리게 된다.

아이들 팔아서 보상금 받냐는 악담과 조롱을 위로하는 사람은 518때 가족을 잃은 어머니들이다. “내 다 안다”는 말에 그들은 자신의 아이들처럼 참사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없게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버틴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전에 일어나는 참사를 보았을 때 안타깝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때 나는 뭐했지?’ 그 때 내가 힘을 보탰더라면 사회가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거슬러가는 것이다. 그래서 남은 유가족들은 참사가 또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 재단을 만들기도 하고, 다른 참사의 유가족의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기도 한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때 현장을 바로 청소해 버려서 쓰레기장과 사고 현장에 방호복을 입고 쓰레기를 뒤져 뼛조각을 하나하나 직접 분류했다는 어머니는 ‘약해지지 말자’고 말한다. 그 말에 약해지지 말자고 같이 다짐했지만, 그 후 이태원 참사로 또 생명을 잃었다는 엔딩에 또 울고 말았다. 사람이 사람때문에 죽지 않는 걸 바라는건 너무 이상적인 바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