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와 스타벅스를 통해 보는 ‘본질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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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와 스타벅스를 통해 보는 본질

다이소와 스타벅스를 통해 보는 ‘본질의 발견’

천 원을 경영하라 – 박정부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 신화 – 하워드 슐츠, 도리 존스 양 
작성일: 2023.12.02

1. 다이소, 천원을 경영하라.

이 책을 읽으며 다이소가 새삼 빠르게 커왔다는 걸 발견했다. 요즘 10대들은 마라탕을 먹고, 탕후루를 디저트로 먹은 후 다이소를 한 바퀴 돌고 인생네컷을 찍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책에서 말했던 대로 들어갈 때 좀 창피했던 균일가 샵이 생활 속에 굳건히 자리 잡은 세월의 노력이 참 고무적이었다. 이 책에는 그 세월의 노력을 닮고 있다. 다이소산교에 물건을 납품하던 시절부터 품질을 절대 포기 하지 않았다. 아성 다이소를 만들고 나서 그 품질에 대한 집착은 더 강해졌다.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저렴에서 사던 물건들이 이제는 저렴하기도 한데 다이소 품질이 더 좋아서 쓰는 게 많아졌다. 이렇게 만들기까지 다이소는 우직하게 자신들의 가치를 실행에 옮겼다. 미래를 바라보며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여러 국가를 찾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찾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다이소의 창업자가 45살에 이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많은 자수성가 스토리 중 가장 최신의 사례이면서, 가장 나이 들어 시작한 사람이어서, 나라고 왜 못 하겠냐는 작은 용기를 조금은 갖게 된다. 

다이소의 성장 과정을 풀어낸 부분은 좋았지만 일부 내용들이 다이소 논란에 대한 홍보팀의 해명처럼 흘러가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물론 다이소 회장님은 꼭 하고 싶은 이야기였겠지만, 다이소의 히트상품 하나의 예를 들어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서 기획하고, 만들어지고, 물류를 관리하고, 지점별로 재고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 지난한 과정을 보여줬다면 더 기억에 남았을 것 같다. 

번외로 내가 산 책은 41쇄였다.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다이소에 가면 문 앞에 이 책만을 위한 진열대가 있었고, 매장에 틀어놓는 설명 문구 3개 중 하나는 이 책에 대한 홍보 멘트였다. 그래서 꽤 강력하게 밀어준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41쇄라는 숫자를 보니, 다이소가 가진 유통파워도 새삼 실감하게 된다.  

2.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

나는 스타벅스를 좋아한다. 그리고 커피를 좋아한다. 그러나 스타벅스 커피가 맛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꽤 자주 간다. 새내기 대학생이 될 즈음부터였나, 처음 가본 스타벅스의 쓴 커피에 충격을 받았던 때부터 스타벅스가 된장녀와 시오니스트라는 이미지로 오해 받던 세월을 지나, 학교 수업 시간에 케이스 스터디로 발표 하기도 하고, 스타벅스 음악 mp3를 모으기도 하고, 골드레벨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프리퀀시를 모으는 게 연례행사가 되었다가 이제는 시들해졌어도 긴 세월 동안, 그리고 지금도 스타벅스는 내가 제일 자주 가는 카페이다. 

스타벅스를 자주 가는 이유는 나의 낯가림 때문이다. 새로운 환경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스타벅스는 어떤 지점을 가도 공간이 비슷하고, 맛이 비슷하고, 접객의 방식이 비슷하다. 그래서 해외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꼭 스타벅스에 가곤 했다. 

이 책에서 스타벅스는 강배전 원두를 좋은 품질의 원두라고 강조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강배전의 원두는 전 세계 어디로 배송되든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 원두이다. 스타벅스가 지금까지 업력을 유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강배전의 원두로 맛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었고, 어느 지점을 가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비슷한 접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서는 이것을 맛, 서비스, 분위기의 낭만이라 표현한다. 비록 커피가 맛이 없다는 오명을 항상 쓰고 있긴 하지만 전 세계의 지점에서 이러한 운영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고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 

스타벅스 커피가 맛없다고 했지만,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태동할 때 이 강배전의 원두는 분명 맛있는 원두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맛의 오명을 뒤집어쓴 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더 다양한 맛의 원두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달라지자, 스타벅스도 위기를 맞았고 하워드 슐츠는 다시 최고 경영자로 복귀한다. 복귀한 그는 다시 커피에 초점을 맞췄고 ‘스타벅스 리저브’라는 프리미엄 매장이 내놓는다. 스타벅스 리저브가 나오고 나서 스타벅스는 다시 반등한다. 그러나 스페셜티 커피 시장과 그 플레이어들도 이제는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점점 무색무취, 대형 프랜차이즈의 느낌이 되어가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초록색으로 색을 맞추던 노력도 내려놓은 채 노란색의 카카오톡 채널 QR이 붙은 현수막을 매장마다 걸어놓았다. 스타벅스는 이제 어디로 갈까? 그래도 스타벅스가 또 길을 찾아냈으면 좋겠다. 유럽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계속 먹고 싶으니까. 

3. 본질

두 책의 공통점을 뽑자면 ‘본질’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BZCF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들을 다시 돌아보면 자세와 태도를 강조한 책을 읽고, 그렇게 해서 성공하고 나면 무엇이 중요할까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자신만의 본질, 비전을 강조한 사례를 담은 책들을 읽었다. 다이소&스타벅스 두 책 모두 절대 본질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는다. 

다이소는 품질, 스타벅스는 커피라는 본질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왔다. 그리고 또 하나 신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느끼는 대단한 부분은 두 브랜드 모두 모든 매장에서 통일된 고객 경험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이소에서 물건 위치를 물었을 때, 스타벅스에서 기프티콘을 내밀었을 때 겪는 경험은 거의 비슷하다. 이런 디테일의 관리가 두 브랜드의 지금을 만든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일하는 개개인이 그 디테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동기부여를 계속한 점에서 다이소의 품질, 스타벅스의 커피만큼 가치 있는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 본질은 항상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 참 어렵다.

4. 앞으로?

다이소는 화장품과 의류로 품목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 콜마 같은 업체와의 협업으로 품질을 보장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스타벅스는 책에서 말한 것처럼 커피부터 시작해서 프라푸치노, 병음료로 품목을 확장했고, 그 이후 리저브, MD, 차 등 품목이 계속 확장되어 왔다. 한국에서 개발한(!) 사이렌오더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고, 한국 스타벅스 카드에 충전된 금액이 웬만한 핀테크 기업보다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커피 외 분야에서도 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궁금증과 고민은 스타벅스 책 313쪽에 나오는 소제목과 같다. ‘어떻게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혁신적일 수 있을까?’ 전통적인 기업들은 돈은 잘 벌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점점 희석되어 간다. 점점 무색무취의 대기업 중 하나가 되어간다. 요즘 톡톡 튀는 스몰 브랜드를 보면서도 저 브랜드가 점점 커나가면 저 이미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김동률이 콘서트에서 노래를 낼 때마다 “또 비슷한 노래를 내겠지.”하는 말을 들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 “김동률스럽지 않다.”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져 공백기가 길어졌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비슷한 걸 하면 식상해하고 확 변하면 변해서 낯설다고 한다. 그 종잡을 수 없는 고객의 마음 사이에서 자신의 본질을 지키면서 성장하는 방식을 항상 마케팅 수업에서 케이스 스터디로 꼭 나오던 스타벅스가, 케이스 스터디로 꼭 나올 다이소가 보여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