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며 일하기 – 일의 레버리지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나를 지키며 일하기

성취와 워라밸, 일의 레버리지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작성일: 2019.04.21

나를 지키며 일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어느 순간부터 일을 열심히 하면 몸이 고장 나기 시작했다. 아픔의 역치가 높은 몸과 참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뇌를 가진 나는 위험 수위를 내가 알아채지 않으면 몸이든 정신이든 정말 위험한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아차리곤 했다. 그래서 고민했다. 눈앞에 산적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내 연차 정도 되면 이 일을 건드려서 풀기 시작하면 얼마나 고생해야 하는지 정도는 대략 알아챌 수 있다. 일단 일을 건드리기 시작하면 칼퇴는 먼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슬픈 예감도 확실하다. 이 일들을 풀어놓지 않고 어물쩍어물쩍 피해 가며 일을 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 그러면 나는 칼퇴도 할 수 있고, 취미 생활도 할 수 있고, 몸도 덜 아프고, 피부도 덜 상할 것이다. 대신 퇴근할 때 ‘아 열심히 일했다’하는 성취감은 얻을 수 없겠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 좀 한다 싶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다녔지만, 답은 없었다. 워커홀릭이거나 한량이거나 왔다갔다 하거나 다들 답이 달랐다. 

일에서 성취를 느끼고 싶지만 워라밸도 지키고 싶다. 성장하고 싶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활, 취미, 개인 프로젝트도 놓치고 싶지 않다. 이건 불가능한 것 같다. 모든 일은 다 레버리지와 우선순위 선택의 문제다.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 없는 일을 과감히 걷어내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일이란 것이 어느 정도 우직하게 반복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도 잘하고 성장하면서 취미생활도 하고, 개인 프로젝트도 하고, 가족과 주변 관계도 잘 챙기는 건 대부분의 사람에게 불가능하다.

이 모든 걸 다 잘하고 싶어서 아팠던 것 같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 정해야 한다. 그 선택에는 죽기 전에 무엇을 후회할지 생각해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치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회고를 통해 가치와 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옳았다고 말한다. 나도 그럴까? 

항상 기준은 나 자신

일에서 오는 성취를 포기할 수는 없다. 성취를 선택하는 데에는 내가 왜 일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내 자신에게 솔직하게 물어보자. 성취를 원한다는데 월 100만 원만 준다고 하면 이 성취를 위해서 나아갈 수 있는가? 내가 연봉을 얼마나 받아야 만족할 수 있겠는가? 내 커리어는 어디까지 가길 원하는가? 내가 일에서 얻기 원하는 것은 성취, 비전, 직책,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명예 등등 중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내가 어떤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어떤 환경에서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지 스스로를 잘 파악해야 한다. 나를 잘못 파악하고 세상의 기준에 맞춰서 선택할 때 불행이 시작된다. 무엇이든 자기 객관화가 중요하다.

행복과 편안함을 헷갈려서는 안 된다.

행복과 편안함을 헷갈려서는 안 된다. 돈을 벌어서 좋은 집을 사고, 차를 사는 것은 편안함을 올리기 위한 일이다. 돈을 많이 벌면 편안함을 가져올 수 있다. 청소하기 싫으면 청소해주시는 분을 고용할 수 있다. 힘들 때 망설이지 않고 택시를 탄다. 그러나 이것이 행복을 가져오는 조건은 아니다. 그러므로 돈을 많이 벌수록 행복해진다는 명제는 옳지 않다. 편안함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도 작은 행복들을 위한 노력을 내려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쓸데없다고 느껴지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 무용한 것들에 기꺼이 시간을 쓰는 것. 돈만 추구하다가 이런 행복의 요소들을 놓친다면  나는 많이 후회할 것이다.

결국, 선택의 문제

결국 전부 선택의 문제다.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다. 조건없이 내가 잘되길 바라는 엄마에게 물어도 정답은 아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부자인 사람, 가장 성공한 사람에게 물어도 나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 있다. 나에게 솔직하게 물어야 한다. 솔직하게 물어도 모든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순 없다. 후회가 적은 선택을 하고 싶다.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내 자신에게 ‘진짜 이게 네가 원하는 게 맞아?’라고 집요하게 묻고 싶다.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나는 5년 후에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