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소설
맥 – 김남천 단편선
작성일: 2019.06.05
나를 바꾸고 싶다면, 내가 있는 환경을 바꾸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우리의 생각과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살고 있는 도시에 따라 개인이 갖는 야망도 달라진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 뉴욕에서는 부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야망을 가진다고 한다. 비단 이런 글이 아니더라도 휴양지에서는 여유있게 느릿느릿 걷다가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 에스컬레이터부터 바쁘게 걷는 사람들을 따라 나도 모르게 바쁨, 빨리빨리 버튼이 켜지곤 한다.
김남천의 소설 ‘맥’과 ‘경영’에 등장하는 최무경도 사는 곳이 달라지며 생각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어머니와 집에서 살 때 그는 남자친구만을 바라보고 남자친구의 가석방을 위해 직업까지 구하는 순애보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남자친구인 오시형이 떠나자 그를 위해 마련했던 아파트에 들어가 살면서 점점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간다. (독립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아파트로 들어갔을 수도 있다.)
맥과 경영에 등장하는 두 남자도 비슷한데, 오시형은 아파트를 떠나 본가로 들어가며 사상을 바꾸고 아버지의 생각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관형은 무기력에 빠져 본가를 떠나 아파트로 들어와 한참을 무기력한 생활을 하다가, 생각의 변화가 생기자 아파트를 벗어나 여행을 떠난다.
생각해보면 나도 어떤 지역에 살았느냐에 따라 생각이나 삶의 방식이 달랐었던 것 같다. 생각이 바뀌어서 사는 곳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사는 곳이 달라져서 생각이 바뀌었을수도 있어서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확실히 공간은 사람의 생각과 방향성에 영향을 미친다.
최무경은 아파트에서 ‘너를 따르고, 너를 넘는다.’, ‘나는 어른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하며 성장한다. 공간이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는 그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자유도 가지고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주체적으로 구성하고 있을까.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과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은 다르다. 좀 더 내 공간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