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잉 업을 원하는 마케터에게 권하는 Back to Ba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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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잉 업

그로잉 업을 원하는 마케터에게 권하는 Back to Basics

그로잉 (Growing Up) – 홍성태
작성일: 2019.09.02

사실 이 책을 펼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엘지생활건강(이하 엘지생건)하면 딱히 떠오르는 브랜드나 특별한 이미지가 없어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일단 펼치고 나니 배울 점이 너무 많아서 계속 메모하면서 읽었다. 나는 평소에 업계에 화려하게 이름이 알려졌지만 막상 알고 보면 현업은 잘 못 하는 스타보다는, 묵묵히 일하는 재야의 고수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엘지생건은 바로 그런 재야의 고수 같은 느낌이라 열심히 배우면서 읽었다. 

엘지 생건이 잘 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본질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자기 자신도 정확히 본질에 집중하면서 조직, 마케팅, M&A도 본질에 충실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실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이 되어라, 나쁜 소식은 솔직하고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한다’ 등의 원칙은 우리가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덕목들이다. 혁신이란 새로운 것이 아닌 이런 본질적인 것들을 계속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지켜나가는 것임을 다시 한번 배웠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혁신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아니라 비효율의 개선,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었고 그것이 엘지생건의 핵심역량이자 탄탄한 코어였다. 

마케팅파트 부분을 읽으면서는 마케터로서 좋은 태도들을 많이 배웠다. 평소에 모호하게 생각하던 ‘워라밸을 어떻게 유지할까, 트렌드를 어떻게 계속 익혀나갈지, 소비자의 보이지지 않는 심리와 보여지는 여론 중에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좋은 모범 답안을 얻을 수 있었다. 한 분야의 대가라고 여겨지는 사람이 감과 촉을 갈고 닦기 위해 계속 돌아다니며 관찰하고 잡지와 책, 드라마, 전시회 등을 보며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생각하는 걸 보면서 나는 내 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의 이름이 엘지생건이 대기업으로 다 컸다는 의미의 grown up이 아닌 growing up인 현재진행형으로 지어진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 성장통을 겪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같이 성장해야 하는 직원들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그 기본 토양이 안정적이어야 함을 구글이 조직 관계 연구에서 발표한 바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스피드가 빠르고, 변화가 많고, 인수합병이 잦으면 직원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러한 성장통을 엘지생건은 리더십과 정도경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관계도, 회사의 조직 관계도 어느 정도 기댈데가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그 위에서 발전한다. 그 기반을 잘 구축한 덕분에 엘지생건의 빠른 변화와 새로운 시도들이 가능했다. 이러한 기반 구축 없이 스타트업들이 빠른 변화와 시도들만 따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겼다. 

고3 수험생 시절 나는 오르비 같은 사이트에서 합격 수기를 많이 보는 합격 수기 매니아였다. 국영수 위주로 공부했다는 결론은 늘 똑같았지만, 한결같이 꾸준히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시 달려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한참 나아갈 힘이 필요한 나에게 원동력이 될 것 같은 책을 만났다.